내 마음엔 주름이 없다...

최종 수정일: 2021년 3월 20일


얼마 전에 만 50세의 나이가 되는 생일을 보냈습니다.

가족들이 케잌을 사서 축하해 준다는 걸 마다하고 그냥 돈으로 주던지 선물만 하자 하고 넘어갔습니다. 작년에 50세가 되는 해는 코로나19 시작으로 생각없이 지냈는데 코로나 마저 약간 적응되면서 올 해 만 50은 남다른 생각이 듭니다.


제 아버지, 어머니 50세 시기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, 조선시대 50세의 조상들의 사진들을 보면 지금의 나는 완전 청년입니다. 물론 저만의 착각일 수 있으니 대충 넘겨 주세요 ㅎㅎ


그런데 나이가 든다는 것을 30대, 40대에는 별로 생각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. 그 때 저는 결혼과 전도사 시절로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. 늘 부족한 재정과 터지는 문제들 속에서 나의 성품이 달궈지고 익어지고 풀어지고 뒤집어져서 다듬어 지는 과정을 주님이 허락한 시기였습니다. 그래서 인지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묵상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.


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건강을 신경쓰고 운동을 한다 해도 저의 몸은 지금보다 더 늙어 갈 겁니다. 반박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! 그리고 일을 하는 반경도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. 더 젊고 신속한 젊은 사역자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일을 신경쓰는 시간들이 점점 늘어갑니다. 나 보다 남의 위치를 생각해 주는 것은 세대교체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. 물론 50세 이상의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해야 할 일들은 여전히 많습니다. 그러나 점점 그 일의 반경이 줄어든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고 그 안에서 기회를 만들던지 아니면 기회를 잡던지 해야 합니다.


그러나 가장 나를 당황하게 한 것은 주변 상황이 아니었습니다. 나의 육신의 한계는 분명한데 이상하게 내 마음은 별로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점입니다. 내 마음에는 주름이 보이질 않습니다.


청년들이 창업을 하고 새로운 일을 척척해 나갈 때 보면 나도 그 나이 인 줄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.

20살이 된 아들의 옷을 서슴없이 입어보면서 나는 분명히 내 몸에 어울린다고 믿는데 제 아내는 당장 벗으라고 합니다. 아들 옷 망가진다고 ㅜㅜ


얼굴에는 주름과 흰머리가 점점 자리를 채워 가는데 내 마음에는 주름과 흰머리가 보이질 않습니다. 50세 남자는 참 당황스럽습니다. 그리고 생각해 봤습니다.


'내 아버지는 50세 때 어땠을까? 엄마는?...'


오래 전 TV에서 드라마 한 편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. 한 여고의 나이 많은 영어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. 퇴직을 앞 두고 후배 선생님에게 한 말입니다.


"이제 내가 은퇴를 할 나이구만. 근데 아직도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설레고 좋아. 몸은 늙었는데 마음이 늙지를 않아...'


그 때는 몰랐는데 올 해 조금 이 대사의 느낌을 알기 시작했습니다.



예수님과 동행하는 우리들에게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. 사도바울의 고백과 가르침 속에 답이 있습니다.


-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- 고린도후서 4:16